영화

[영화리뷰] 인셉션 -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꿈 속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현재

나탈리H 2020. 10. 21. 17:10

2010년 개봉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와타나베 켄, 조셉 고등 래빗, 마리옹 꼬띠아르, 엘렌 페이지, 톰 하디

 

 

영화 인셉션

 

줄거리 

 

타인의 꿈에 들어가 꿈을 설계하고 아이디어를 빼내는 코브는 사업가 사이토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자국에 돌아갈 수 없었던 코브를 집으로 가서 아이들과 살 수 있게 해주겠다며, 경쟁사 기업을 몰락시켜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번 작전은 그동안 코브가 해온 생각은 '빼내는 것'이 아닌 꿈의 주인공에게 꿈을 '심어야 하는 것'이다. 빼내는 것 보다 어려운 작전이기에 최정예멤버로 팀을 꾸려 작전을 시작하지만 시작부터 쉽지않다. 꿈에서의 시간은 현재보다 훨씬 빠르게 흐르고 깊은 꿈으로 들어갈 수록 시차는 커진다. 꿈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적절한 타이밍 '킥'에 맞춰서 꿈에서 깨는 것이다. 꿈에서 깨는 것은, 꿈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꿈에서 죽어야 하는데 가장 위험한 상황은 킥을 놓치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그 안에 갇혀버리는 림보에 빠지는 상황이다. 코브의 일행들은, 림보에 빠지지 않고 모두 다 같이 임무를 완수하고 약속한 돈을 받고, 코브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정신분석학자이자 '꿈의 대가'라고 불리는 프로이트는 꿈은 무의식적으로 소망하는것이며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고 했다. 억압된 소원, 바램들이 억압이 약해지는 수면상태에 나타난다고 했다. 인셉션은 동양영화는 아니지만 동양에서도 '꿈'에 대한 궁금증은 활발하게 이어졌다.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던가 '꿈자리가 사나우니 오늘 하루를 조심해라', '태몽', '꿈자리가 좋아서 복권을 샀다'는 등 우리는 실생활에서 꿈에 대한 이야기와 어느정도의 미스테리한 신뢰도 가지고 있다. 

꿈에서 조상님이 하지말라는 건 안해야 할 것 같고, 하라는 건 해야할 것 같고. 약간의 동양적인 사상과도 비슷해서 인셉션에 더 빠져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영화 인셉션

생각의 주입, 인셉션 

 

생각을 심는다는 건, 생각을 훔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게다가 부정적인 생각을 심는다는 건 훨씬 어렵다. 영화에서 코브의 임무는 사이토의 경쟁사인 피셔그룹의 후계자가 회사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버지가 평생을 일궈온 그룹을 공중분해하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심을수가 있을까. 사실 우리는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훨씬 더 많이 하지만 막상 누군가가 부정적인 행동을 하라고 부추기면 망설여지고 두려워진다. 그러니 '아버지가 나를 미워했으니 아버지가 평생을 일군 회사를 부셔버리겠다' 보다는,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를 따라사는 것이 싫어서 나에게 늘 화만 내셨다. 그러나 나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셨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바랬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포기하겠다.' 는 설득이 더 가능성 높을것이라는 것이다.  

 


토템 

 

영화에서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위한 물건으로 '토템'이 등장하는데 토템은 각자 하나씩 지니고 다니며 토템의 재질, 무게중심을 본인만 알고 다른이에게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이의 꿈에서는 그 사람이 나의 토템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짓으로 만들어 낼 수가 없어서 내가 타인의 꿈속에서 지배당하거나, 정보를 흘리게 될 가능성을 없애는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브는 아내 '멜'의 토템을 알고 있었고 그걸 이용해서 '아주 작은 아이디어'를 멜에게 심게 된다. 그랬기 때문에 '인셉션', 누군가에게 생각을 심는다는게 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코브의 꿈속에는 뭐가 있을까, 마지막 엔딩에 대한 토론

 

사실 영화는 아내를 죽인 혐의를 받는 코브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이토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이 된다. 그럼 가장 궁금해지는 부분은 왜 코브는 아내를 죽인 혐의를 받는걸까? 이지만 영화의 긴장감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까지 꿈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누명을 쓴채 도망다니는 코브는 여전히 아내와 사랑하는 꿈을 꾸고 꿈속에 멜을 가둬놔버린다. 자신의 무의식에 자꾸만 등장하는 멜을 어쩌지 못해 더이상 꿈도 설계할 수 없다. 더이상 자연스러운 꿈을 꾸지 못하는 코브는 장치로 생생한 꿈을 꾼다음에는 토템으로 현실인지 꿈인지 확인하곤 하는데, 사실 확인한 적이 없다. 그래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토템을 돌리려는데 사이토가 방해를 해서 확인하지 못하고 그뒤로 쭉 꿈이다, 또는 꿈에서는 결혼반지를 끼고 있고 현실에서는 아내가 죽어서 반지를 끼지 않는데 마지막에는 끼지 않아서 현실이다, 또는 림보에 빠졌고 림보에서라도 아이들을 만나서 돌아올 생각이 없다거나 분분하다. 오죽하면 인셉션보고 2차는 카페가서 토론한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영화인셉션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영화에 대해 생각을 한다는것은 겁나는 일이기도 하다. 인터스텔라를 만들면서 논문을 썼다고 어디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 영화를 이해하지도 못했고 다시봐도 이해는 못했다. 다시봐도 끝까지 볼 수 있는게 신기할만큼, 전혀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인셉션도 내가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 이해했다는 사람이 오히려 오만하게 보일만큼 디테일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감독도 모르게 숨겨놓은 장치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시(詩)를 쓴 시인들이 본인들의 시에 대한 문제를 풀지 못하듯) 감독이 툭하고 던진 것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해석하고 분석하는게 아닌가 싶었다가도, 볼때마다 새로운걸 발견하다보니 대단한 감독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까지만 하게 됐다. 꿈에서 깰 때 들리는 '킥'음악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요, 후회하지 않아요)을 길에서 들어도 인셉션이 생각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리아드네의 총에 맞고 디카프리오 품에 안겨 눈물이 그렁그렁 주륵주륵 흐르는 마리옹 꼬띠아르가 인상깊었다가, 아내를 가둬놓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디카프리오가 인상깊었다가, 또 언제는 임스의 톰 하디가 멋있었다가 항상 새롭게 보게 되는 영화라서 아무리봐도 질리지 않나보다. 인셉션 매니아들이 워낙 많아서 나는 매니아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정도의 수준도 되지는 않지만 꼭 놀란의 영화세계와 심오한 정신세계를 알지 않아도 누가봐도 대단한 영화기에 혹시라도 아직 안본 사람이 있다면 보길 바라고 결론이 나지 않은채 관람객의 상상력에 결론을 맡겼기때문에, 답 없이 토론하기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감독이 답을 안냈는데 정답이 어딨겠나.

 

https://www.youtube.com/watch?v=leslkTBWd-o 

non, je ne regrette r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