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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 - 김은실 엮음 / 페미니즘이 불편한 이유, 불편해하지 않아도 될 이유

코로나 시대와 페미니즘, 이게 도대체 무슨 연관인가 싶을 수 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조차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제 별것에 다 갖다 붙인다며 찡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이야기가 아니다. '페미니즘'은 무조건 여성을 우대하자는 것이 아니다, '여자'니까 좀 봐달라는 말이 아니다. '남자'니까 '여자'를 위해서 배려하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내가 공부한 페미니즘은 그렇다. 하지만 요즘 페미니즘은 자칭 '래디컬 페미니즘' (radical feminism, 급진적 여성주의)라고 부르며 모든 분야에서 남성중심주의를 배제하자는 주장을 펼치며 '그들만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떨까 궁금했다. 나는 대학원 졸업 논문에서 페미니스트 시인의 시적 변화를 다루었고, 그러면서 세계적으..

책/사회과학 2020.09.22

[책 리뷰] 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칼 필레머 지음 / 내 삶을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있다면

여러분은 왜 독서를 하시나요? 아마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고 선뜻 대답을 못하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남들이 읽으니까... 아무래도 읽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이런 솔직한 이유도 있을 테고 저녁식사자리에서 대화거리를 위해서 독서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일 수도 있고 그저 내 지식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으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과학자이자 수학자인 (이 정도면 천재지요)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몇 세기 동안 책이 전해진다는 것은 그 사람들의 선견지명뿐만 아니라 그저 물체나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시공을 초월한다는 의미이기도..

[소설 리뷰]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 이마무라 나쓰코 지음/상식에서 벗어난 인간의 매력

안녕하세요 오늘은 표지가 예쁘고, 제목이 귀여워서, 그리고 제가 보라색을 좋아해서 구입하게 된 소설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에 대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2019년 16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입니다. 일본 현대문학의 지표이자 신인 작가에게 주어진 최고의 영예로 통하는데요, 작가 이마무라 나쓰코는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책의 페이지는 139페이지로 가벼운 분량이고 문장이 평이하고 담백해서 시작하기에 두려움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섬세하고 매력적인 인물묘사라는 평이 많습니다.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는 뭐가 특별한 걸까요. 우리 동네에는 보라색 치마로 불리는 여자가 있다 항상 같은 옷차림에 냄새나고 푸석푸석한 머리 일주일에 한 번꼴로 상점가에 나타나 크..

책/소설 202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