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AFTER (여행후기)

[빈] 카페 센트럴에서 아침먹기, 앙커우어 인형시계, 그리고 돌아온 날씨요정

나탈리H 2020. 9. 23. 09:00

 

빈에서 맞은 첫 아침입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의 여정을 포스팅합니다.

 

준비성이 철저한 저 못지않게 꼼꼼한 친구 덕에 

어젯밤 커피 마시러 나갔다가 

트램 타는 곳도 미리 확인해놓았고요 

Radetzkyplat 역이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서

링까지는 1번 트램을 타고 가면 됩니다. 

 

이래서 교통이 편한 숙소가 너무너무 좋아요

아침부터 힘 빼지 않아도 되고

돌아올 때도 편할 테니까요!

 


카페센트럴

 

제가 예약한 숙소는 에어비앤비라서

조식이 없었습니다.

아침은 '카페 센트럴'에서

먹을 예정이니까 괜찮답니다 호호 

빈에서 3대 카페를 꼽으라면

카페 자허, 카페 센트럴, 카페 데멜이죠! 

 

카페 센트럴은 슈테판 대성당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고 

아침밥으로 크로와상과 커피를

먹고 마시며 하루를 계획하려고 합니다.

 

아침 일찍 갔더니 줄도 없고

관광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카페 센트럴

제가 갔을 때는 현지인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조찬문화가 있듯이 

여럿이 모여서 미팅 중인듯한 테이블도 꽤 있었고요 

너무 아름다운 카페였습니다. 

 


정말 인종차별이 있을까? 

 

사실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인종차별을 한다거나

동양인은 문 앞에 불편한 자리에 앉힌다는 둥

그런 후기를 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한번 가보자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불쾌한 감정 느낀 적 없었습니다!

자리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안쪽 아늑한 곳으로 안내해주셨고 

혹시 다른 곳 원하는지도 물어보셨어요 

서빙도 친절했고 좋았습니다. 

 

 

당연한 것의 소중함 

 

아침을 먹으러 오신 것 같은 

노부부도 계셨는데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여행 다니다 보면

파리에서 아침에 손잡고 산책하고 있던 노부부,

로마에서 이른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러 나온 노부부

부다페스트 숙소에서 만난 호주에서 온 노부부.

 

그 와중에도 알뜰살뜰 할아버지를 챙기는 할머니,

할머니 손을 꼭 잡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목을 쭉 빼서 차 오는지 확인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빵을 잘라주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앞으로 잼이나 설탕을 놔주는 할머니.

느릿느릿 걷다가 벤치가 있으면 앉아서

가방에서 초콜릿을 꺼내 나눠먹는 모습까지. 

정말 너무 아름답죠.

여행에서는 그렇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에

감동을 느낍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우리 모두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지만요...

 


빵모닝 ♥

 

카페 센트럴

 

아무튼 아름다운 곳에서 

기분 좋은 아침식사를 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

저는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도 커피맛이 중요하지만

라테류는 정말 커피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맛있는 카페에서만 라테를 마시는데 

정말 맛있었답니다!

(크로와상은 파리에서 먹은 게 가장 맛있었지만...)

아침에 여유롭게 커피 마시면서

오늘 뭐할지 생각하고 계획하고,

아침 일찍 오니

북적거림도 덜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행 가서 아침 일찍 일어난다는 건 

여독이 있는 상태라 몇 배로 피곤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일찍 일어난 대가는 확실하죠!

(그래서 로마 분수에서 독사진 찍고 싶으면 

새벽 4시에 가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

 


앙커우어 인형시계

 

아침을 먹고 나와서 앙커우어 인형시계를 보러 갑니다.

시계는 핸드폰으로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보러 갑니다. 

가는 길에 날씨가 너무 예뻐서 찍어봤어요! 

 

빈 길거리

 

어제는 비가 그렇게 오더니

그날 말고는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답니다. 

빈의 건축물은 대체로 파스텔톤이 많아서

사진을 찍으면 꼭 인형의 집 같았어요.

파란 하늘과 함께 보이니 더 그림 같았답니다. 

날씨 요정이 돌아왔습니다 호호

 

 

빈 링안의 관광지는 다 도보로 가능하고

건물도 예쁘고 길도 깨끗하고

(돌길은 어쩔 수 없어요)

 

빈의 자랑인 앙커우어 인형시계는 

시간마다 12명의 유명인들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그 인형들이 바뀌는데 

아이디어 자체가 참신하고 신기합니다. 

 

정각이 되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사진은 정각 전에 찍었답니다.

시계 기둥에 보면

12명의 유명인사가 누군지에 대해

설명이 나와있긴 하지만...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앙커우어 인형시계

 

유럽에는 왜 이렇게 시계가 많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그저 제 생각에는

유럽에서 시계는 당시 기술 자랑거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른 도시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하고복잡하고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진 시계를뽐낸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시계가 있는 곳이 시내였을 테니

자랑하기도 좋은 위치가 아니었을까요?

 

어디에서 몇 시에 만나자를 정해도 시계가 없으면

시간을 알 수가 없으니 

시계탑 앞에서 9시에 만나자는 약속이

가장 명확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구도심 

 

프라하도 빈도, 몇 백 년이 지나도

구도심이 여전히 보존되고

관광지로써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게 

참 멋진 것 같아요. 

가는 카페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커피를 마셨고

내가 걷는 돌길의 돌이 몇백 살을 먹었고 

이 길을 헤밍웨이가, 베토벤이, 모차르트가

걸었다고 생각하니  참 벅찹니다.  

 

백 년 이상 된 카페나 건물들이 

보존된 관광지에 가면

우리나라의 문화재에는 아쉬움이 좀 생깁니다.

고궁마저도 일부는 유실되어 보수하고

숭례문 화재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정말 안타깝고 마음 아팠어요.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휩싸였을 때

파리 시민들이 울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남일 같지 않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건축물은 특히 목재 건물이 많아서

화재에는 정말 취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법이 없이 잘 보존하는 수밖에 없지만 

돌로 지은 건물이 많이 남아있는 유럽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플라이슈마르크트

 

플라이슈마르크트 가는길

 

 

플라이슈마르크트는 '육류시장'이라는 의미입니다. 

육류시장이 진짜 있는 건 아니고

부유한 도축업자들이 많이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거리가 문헌에서 발견된 역사로 말하자면 

거의 1200년대라고 하니...

800년이 넘은 거리입니다. 

미리 공부를 많이 하고 갔으면

더 잘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거리만 걸어보고 왔답니다.

 

플라이슈마르크트에서 유명한 건물은

 1447년에 개업한 식당인 그리헨바이슬이 있으며 

그리스 선술집이라는 의미입니다. 

베토벤, 모차르트의 서명이 있기로 유명합니다. 

 

식당 옆에는 이국적인 모습으로

그리스 정교회가 서있는데,

15세기에는 그리스 상인들이

주로 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딴 길로 빠지지 않고 

계획적으로 잘 움직였는데 

 

이제 남은 일정은 

점심 먹고 슈테판대성당

카페데멜

호프부르크 왕궁

그라벤,케른트너 거리입니다.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호호호호 

그라벤거리를 그냥 구경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