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AFTER (여행후기)

[빈] 슈테판 대성당, 그라벤거리, 쿤스트하우스 빈 카페, 개미지옥 ZARA 에 빠진 자의 최후

나탈리H 2020. 9. 25. 09:00

 

 

 

안녕하세요!

빈에서의 둘째 날 오전 일정을
계속해서 포스팅합니다.

날씨 요정이 돌아온 덕에 

너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아침을 카페센트럴에서 먹고
앙커우어 인형시계도 봤고요 

오페라 티켓도 미리 찾았고요, 

그렇게 아름다운 빈 거리를 걷다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성당을 만나게 됩니다. 

 


 

 

슈테판 대성당 

 

 

 

 

슈테판 대성당

 

 

뾰족뾰족한 모습을 보아하니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납니다. 

바로 고딕 양식의 건축입니다. 

성당이 건설되기 시작한 때는
무려 1147년입니다. 

고려시대, 무인정권 시기인 건가요...? 

 

원래는 이렇게 뾰족한 건물이 아니라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는데
(아치가 있고 돌벽, 단단한 기둥)

합스부르크 왕가가
고딕 양식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어쨌든 무려 90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성당 되시겠습니다. 

 

위용이 대단하죠. 

엄청난 크기입니다. 실내는 더 대단하고요 

너무 커서
사진에 어떻게 담아가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친구가 찍어줬는데 마침 마차가 지나가니 

더욱 '빈'스럽네요. 

 

저 대단한 성당을 만들기 시작한

합스부르크 왕가는 

오스트리아에서, 아니 유럽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1200년대부터 1900년대부터,

유럽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지닌 가문입니다. 

바로 정략결혼을 통해 세력을 넓혀간

대표적인 가문이기도 하죠.

(고려 시조 태조 왕건도 호족세력의 딸과 결혼했었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와네트도 합스부르크家입니다. 

 

제가 세계사에는 무지하지만 

한 가문의 세력이 그렇게 이어진다는 건 

정말 상상이 안 갑니다. 

우리나라의 세도정치만 해도

'나는 새를 떨어뜨린다'는

말이 있을 만큼 대단했다는데 

650년 동안이라니... 

어찌 보면 한 나라의 역사보다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대단했던 가문이군요... 하하 

 



그라벤, 케른트너 거리 

 

 

슈테판 대성당을 보고 난 후의 계획은 

카페 데멜이었고, 호프부르크 왕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길을 잘못 들고 말았죠.

 

그라벤, 케른트너 거리로 들어버렸어요. 

고의는 아니었는데 

걷다 보니 쇼핑할만한 곳들이 펼쳐졌답니다...

 

우선 진정하고 보이는 카페에 앉아서 

뭐라도 좀 먹기로 했는데 

사실 뭘 먹었는지 기억은 안 납니다.

 

왜냐하면

무슨 쇼핑을 할지 생각하느라 

온통 정신이 팔려있었고, 

생각보다 날씨가 덥고 뜨거워서 

좀 시원한 여름옷을 사야 할 것 같았답니다...

 

 

 

그라벤 거리

 

 

입고 간 가디건을 벗어버렸어요. 

너무 더워서 뒤에 보시면 

다들 민소매 차림이죠?

습하고 더운 게 아니라 

정말 바삭바삭 뜨거운 날씨였습니다. 

모자를 쓰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라섹해서 눈이 좀 잘 시리고 아픈데 

눈부셔서 눈도 제대로 못 뜰 뻔했답니다...

 

카페에서 조금 쉬었다가 간 곳은 ZARA였는데요

 

딱히 왜 갔는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세일 간판이 엄청 붙어있었고 

매장 안에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들어가 봐야겠다 하고 들어갔는데 

들어간 보람이 있었어요

 

5유로, 7유로짜리 티셔츠,

10유로짜리 청바지를 골랐는데

정말 예쁘고 아직도 입고 다니는 옷이에요

 

여행지에서 쇼핑에 무게를 두는 편은 아닌데...

(10kg 캐리어가 28kg 된 이유는 설명할 수 없음)

그러니까...

여행지에서 굳이 하루를 빼서 아웃렛을 간다거나 

그런 편은 아니지만...

 

 

여행지에서 뭔가를 사면 

볼 때마다 그 당시 기분이 떠올라서
특별한 것 같아요. 

 

쇼핑하느라 시간이 좀 급해졌답니다. 

저녁에 오페라를 보러 가려면,

준비한 드레스로 옷을 갈아입고 오려면 

숙소로 다시 들려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우선은 숙소를 들렸다가 다시 나와서 

못다 한 여정(호프부르크 왕궁)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빈 슈퍼마켓

 

 

숙소로 가는 트램을 타고 내려서 걷던 도중

어제는 안보이던 슈퍼마켓이 보여서

체리랑 청포도랑 과일을 좀 샀고요 

(와 근데 진심으로 그렇게 맛있는 청포도 처음이었어요

단단한 과육에 새콤달콤의 비율이 완벽했어요 ㅠㅠ) 

 

미리미리 병에 걸린 친구와 저는 

숙소에 짐을 넣어놓으러 부랴부랴 오기는 했으나 

시간이 여유로워서

식사다운 식사를 하러 나갔습니다. 

 

멀리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숙소 바로 아래가 쿤스트하우스였고 

그 옆에는 레스토랑이 있었거든요. 

인테리어나 건축이 워낙 예뻐서 

여기 앉아서 먹자 하고 앉았는데 

맛도... 좋았던...

 

저는 대충 보이는 곳에 들어가는 편이고 

친구는 예쁜 곳은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친구는 음식에는 관심이 없어요.

식욕, 식탐이 하나도 없는 친구이고

전 뭘 먹든 배만 부르면 되는 편이라...

맛집 탐방정보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저 보이는 예쁜 것 많이 보고, 

들어가고 싶은 곳 들어가고,

쉬고 싶은 곳에서 쉬고, 

그러면서 계획한 일은 완벽해야 하는 

여유로운 듯하지만
정말 피곤한 여행객들입니다...

 



쿤스트하우스 빈 카페

 

바질 페스토랑 버거를 시켰는데

버거는 저의 최애 음식이러 그랬는지 몰라도

정말 맛있었답니다.

 

 

쿤스트하우스 빈 카페

 

입에 햄버거를 욱여넣고 있는 사진인데

도저히 눈뜨고 봐주기 어려워서...

사진을 자르기는 했는데 

굳이 올린 이유는

옆에 창문 외관이나 

뒤로 보이는 돌벽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공간 자체가 예술이고

여러분이 빈에 가실일이 생긴다면 

링 안의 관광지도 너무 좋지만 

훈데르트 바서의 건축을 보러 꼭 가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고 

이제 빈 여행의 하이라이트,

아니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죠.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로
오페라를 보러 갈 겁니다. 

 

한국에선 입을 일 없는 드레스를 입고

박스 칸에 앉아서 오페라를 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