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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 안나 카레니나 - 뮤지컬과 비교 / 내 모든 삶과 사랑 향해 나는 날아가네

나탈리H 2020. 10. 5. 09:36

 

안나 카레니나 소설과 뮤지컬 후기입니다. 

뮤지컬을 보러 가시기 전에 소설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줄거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지방에 살아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보고 싶은 공연이 있으면 예매해서 가려고 노력합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혼자 다녀왔어요.

근데 공연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혼자 오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왜냐면 티켓값이 저렴하지도 않은데 (S석 기준 14만 원~15만 원)

흥미가 없는 사람을 굳이 데리고 갈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함께할 사람은 없었지만 저로서는 놓칠 수 없는 공연이었으니..

 

안나카레니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 티켓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지하철을 타고 남부터미널 역에서 하차한 뒤 걸어갔습니다.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에

 오픈 시간 기다려서 예매했는데도 불구하고 앞자리를 놓치고..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던 토핑 회원이라 가능했던 예매대기로,

겨우 1층 가운데 블록 3열을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날 공연의 배우는

옥주현, 서범석, 민우혁, 이지혜, 기세중 님이셨습니다.

 

뮤지컬은 거의 두 시간...

배우들이 연기에 노래까지 하시기 때문에

정말 에너지가 많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해요.

주연부터 조연배우님들까지 하나가 되어

거대한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공연장을 채우는 에너지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럼 제가 뮤지컬을 보러 가기 전에한번 더 정독했던

안나 카레니나 소설의 줄거리를 공유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너그럽게 차근차근 읽어주시고,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소설입니다

 

책으로는 3권 분량이고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5년을 공들여 쓴 작품이니

대작 중에 대작이라고 볼 수 있겠죠.

원래는 2주면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쓰다 보니 5년 걸렸다고..

 

워낙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두 시간 정도의 뮤지컬로 스토리를 담아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극 중 전개가 생략도 많고 빠른 편이라

아예 내용을 모르고 공연 1부를 보신 것 같은 분들은

15분 인터미션(휴식시간)에 인터넷으로 내용을 찾아보기도 하시더라고요.

 

내용을 모르고 공연을 본다는 게 부끄럽거나, 창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몰라도 음악이 주는 감동, 배우들의 연기를

눈 앞에서 직접 보는데서 오는 감동은 생각보다 크니까요.

 

저는 미술에 대해 거의 지식이 없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주는 안정감, 질서 정연하게

그림이 걸려있고 전시되어 있는 분위기가 좋아서 찾아가기도 하고,

저 같은 사람을 위해 도슨트 투어도 있는 게 아니겠어요? (ㅎㅎ..)

 


소설 안나 카레니나 내용

 

<<<<주요 인물>>>>

 

안나 카레니나스테판 오블론스키의 여동생이자 카레닌의 아내로,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유능한 고위 관리이며 아내인 안나보다 20년 연상이다.

 

알렉세이 비릴로비치 브론스키부유한 백작으로 안나와 사랑에 빠진다.

 

스테판(스티바) 오블론스키유흥을 좋아하는 젊은 공작

 

다리아(돌리) 알렉산드로브나스테판의 아내

 

콘스탄친(코스챠) 드리트리치 레빈시골에서 조용히 농지를 돌보며 사는 귀족으로 키티에게 구혼한다.

 

카체리나(키티) 알렉산드로브나다리야의 여동생으로 브론스키와 레빈 사이에서 갈등한다.

 

(민음사 - 안나 카레니나에 담겨있는 인물 소개를 참고했습니다.)

 

소설 안나카레니나 인물관계도

 


 

첫 번째 이야기.

 

안나와 브론스키, 그리고 카레닌

(브론스키와 카레닌 둘 다 이름이 알렉세이입니다)

 

 

안나 카레니나

 

안나는 사교계에서 유명한 기품 있는 여성으로

정치적으로 명망 있는 남편 카레닌과

아들 세료자와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그러던 중 오빠(스테판)의 외도로 올케(다리아, 돌리)를 위로해줄 겸

모스크바를 방문합니다.

 

오빠를 만나러 기차역에 도착해서 브론스키를 처음 만나게 되고 

어딘지 모르게 당당하고 매력 있는 그에게 끌리게 됩니다.

 

안나 카레니나

 

무도회장에서 그를 다시 만나고는 빠져들고,

 

안나 카레니나

 

그래서 모든 걸 다 버린 채 브론스키와의 불륜을 시작하게 됩니다.

 

안나 카레니나

 

모두에게 매력적인 브론스키는

때때로 안나를 외롭고, 불안하게 했습니다. 

점점 신경쇠약이 심해지던 안나는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지며 자살합니다.

브론스키를 처음 만난 기차역에서, 안나의 모든 것은 끝납니다.

모든 것을 버린 채 브론스키를 따라갔던 안나에게

브론스키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죽음보다 공포스러웠는지도 모르죠.

 

 

 


 

 

알렉세이 카레닌

 

남편 카레닌은 무뚝뚝하고 늘 바쁜 사람이었지만

안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인물입니다.

안나 카레니나

 

 

숨 막힐 만큼 침착하고 차분하며,

주위의 시선도 신경을 많이 쓰는

전형적인 상위층 인물로 묘사가 됩니다.

 

안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안나의 불륜을 알게 된 후에도

종교적인 부도덕을 안나에게 설명하며

여러 번 안나의 마음을 돌리려고도 하지만

결국 안나는 아들 세료자도 두고 브론스키와 떠납니다.

그러나 카레닌은 훗날,

마치 성인과 같은 마음으로 모든 이를 용서합니다.

 


알렉세이 브론스키

 

브론스키는 카레닌과는

완전 반대되는 이미지입니다. (이름은 같지만요)

 

젊고 잘생긴 외모에,

솔직하고 저돌적이며 어떤 여성에게도 매력적인 그는

사교계 여왕 안나를 기차역에서 처음 보고 첫눈에 반해버립니다.

그는 원래 키티에게 구애를 하고 있었지만 안나를 보고 반해서

키티를 졸지에 짝사랑녀로 만들어 버리는데요,

모두가 브론스키의 청혼(키티에게)을 기다리던 무도회의 밤,

브론스키는 키티를 혼자 남겨두고 안나와 춤을 춥니다.

 

그렇게 둘은 사랑하게 되고

비록 그가 안나만을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불안에 빠진 안나의 심해지는 집착과 약물의존을

감당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그 와중에 브론스키의 엄마는

다른 집 규수를 브론스키와 맺어주려 하고

안나는 이사실을 알고 더더욱 브론스키를 힘들게 하고,

결국 안나는 자살을 택하죠.

 


 

 

두 번째 이야기

 

 

키티와 브론스키, 그리고 레빈

 

키티는 안나의 오빠의 와이프의 동생...

복잡하지만 한마디로 사돈처녀가 되겠습니다.

 

키티는 사실 맨~처음에는

레빈이라는 청년과 사랑을 싹 틔우고 있었습니다. 

레빈은 순박하고 도덕적인 청년이었는데

그에게 키티는 너무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라서

키티랑은 맺어질 수 없을 거라고...

혼자 생각해버리고 훌쩍 떠나버립니다.

(사실 키티도 레빈을 좋아했는데ㅠㅠㅠ)

 

 

레빈이 떠나고 브론스키를 만나게 된 키티.

당당하고 부유한 군인이었던 브론스키를

키티의 엄마가 좋아했어요

(키티의 엄마는 레빈을 못마땅하게 여겼거든요,

소박한 그의 모습이 매력적이지 않았겠죠)

 

한참 후 레빈이 키티에게 청혼을 하러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날은 무도회가 있는 날이었고

키티는 브론스키에게 푹 빠져있었고 

브론스키의 청혼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어요,

결국 키티는 브론스키 때문에 레빈의 청혼을 거절했고

안나에게 첫눈에 반한 브론스키는

키티에게 청혼도 하지 않은 채 안나를 따라 떠나게 됩니다.

 

결국 키티는 앓아누워요.

 

그런 키티와는 다르게 실연의 상처를

육체노동(벼베기)으로 치유하고 마음을 단단하게 다잡은 레빈,

훗날 키티와 레빈은 다시 만나고

키티 역시 결국 자신의 마음이 레빈을 향한 것이었음을 깨닫죠.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아요 

 

안나 카레니나

 

 

레빈은 제가 이렇게...

몇 줄로 요약해서 적기엔 굉장히 무리가 있습니다.

 

사실 주인공은 레빈이 아니냐,

톨스토이 작가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레빈이 정신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

다른 귀족들과는 달리 육체적 노동을 숭고하게 여기는 모습,

그러다가 형의 죽음에서 그가 느끼는 감정들,

그런 감정을 묘사해낸 톨스토이의 표현력은

정말 아름답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소설을 읽고 가시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영화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가셔도

좀 더 편하게 뮤지컬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책에서 꼽은 최고의 명장면은 승마 씬입니다.

브론스키의 승마를 보러 간 안나,

그런 안나를 지켜보는 카레닌의 시선이 숨 막히게 표현되어 있어요.

말을 타는 브론스키의 시선에서는

나도 같이 말을 타고 있는 듯 느껴질 정도로 

묘사가 섬세합니다.

 

그냥 뻔한 장면일 뿐인데,

긴박한 속도로 읽어 내려가며

조마조마해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런 브론스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안나,

낙마한 브론스키를 보며 이성을 잃고 "알렉세이"를 외치며 주저앉는 안나

읽을 때는 제가 카레닌이라도 된 양 마음이 무너지기도 했고요

 

영화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에서 꼽은 명장면은 오페라 씬입니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자신이 꿈꾸는 삶은 살 수 없음에 마지막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페라 가수(패티)의 노래를 들으며

오열하는 안나의 미친 연기,

그런 안나를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허탈하게 지켜보는 카레닌까지,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조합과 연출이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방대한 내용을 뮤지컬로 옮기다 보니

스토리상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훌륭한 원작의 멋진 뮤지컬이었어요.

 

그리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이 되어 개봉된

영화 안나 카레니나 역시,화려한 볼거리와

찰떡같은 캐스팅으로 최애 영화 중 하나가 되었는데요,

책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영화를 보고 가셔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용을 다 알고 책을 읽으셔도 재밌어요.

책의 내용이 길어서 사실 끝까지 읽기가

힘들 수도 있는데요, 

내용을 다 알고 읽어 내려가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똑같이 긴장되고 재밌답니다. 

 

사실 이렇게 유명한 소설은

우리가 내용이 궁금해서 읽는 것은 아니죠. 

인터넷에 찾으면 줄거리가 얼마나 자세히 나오는데요. 

그저 작가의 표현에 감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멋진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