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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베일리 어게인 - 네가 날 기억하지 못해도, 나는 너를 기억해 (스포포함)

나탈리H 2020. 11. 13. 10:35

오늘 리뷰할 영화는 <베일리 어게인(2018)>,

원작 제목은 <Dog's purpose>입니다. 

 

베일리 어게인

줄거리 

 

'이든'이 부모님을 설득해 함께 지내게 된 반려견 '베일리'는 꼬마 이든부터 다 자란 이든까지, 이든의 모든 것을 함께한다. 이든의 연인이었던 '한나'와의 풋풋한 사랑부터 슬픈 이별까지도 지켜봤다.

베일리 어게인

폭력적으로 변해버린 이든의 아버지로 힘들 때, 화재 속에서 베일리를 구하느라 부상을 당한 이든이, 운동 특기생으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한나와 이별하는 순간까지도, 베일리는 이든 곁에 있었고 이든에게도 베일리는 유일한 친구였다. 이든이 성인이 되는 동안 베일리도 함께 나이가 들었고, 힘겹게 눈을 뜨고 마지막으로 이든의 얼굴을 쳐다보며 아름다웠던 첫 번째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난 베일리는 경찰견 '엘리'로 다시 태어난다. 자신을 돌봐주는 경찰관의 외로움까지 파악할 만큼 똑똑한 '엘리'는 경찰견으로 두각을 보인다. 

베일리 어게인

경찰견답게, 그 집에서 오래동안 머무른 적 없는 낯선 사람의 향기가 난다는 것, 자기와 함께 하는 경찰관이 외로워한다는 것을 깨닫고 '엘리'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 동료의 곁을 지킨다. 어느 날, 한 소녀가 납치됐고 '엘리'는 냄새로 유괴범을 찾아내고, 물에 빠져버린 소녀까지 구하며 표창까지 받는다. 하지만 임무 중에 경찰관 대신 총에 맞고 그렇게 강렬했던 '엘리'로서의 삶도 끝이 난다. 그렇게 끝인 줄 알았지만!? 또 다른 가족을 만난다. 

베일리 어게인

밝지만 어딘가 모르게 외로워보이는 짝꿍을 만나 '티노'로 살게 된다. 언제나 혼자일 것 같았던 주인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이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에도 버거울 만큼 노견이 되어버린 티노, 그렇게 조용히 눈을 감는다. 다시 눈을 뜬 베일리는 최악의 주인과 함께 한다. 반려견이 아닌, 그저 애완견으로 마당에 방치하고 산책 한번 시켜주지 않는 무책임한 주인을 만나서 성견이 될 때까지 마당에 묶여있다가 결국엔 버림을 받는다.  이든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사실 난 반려동물과 함께하지 않지만 어릴 때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웠던 적이 있다. 베일리가 첫번째 생을 마감하는 순간부터 눈물이 났다. 강아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그냥 말을 안 듣는 건 줄 알았는데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거구나 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친구가 이 영화를 보고 한 말은 '개가 영화를 만든 것 같다'라고 할 만큼. 사실 마지막에 이든과 재회하는 장면은 약간의 억지스러움이 있기는 했지만 영화적 장치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였다.  

 

베일리 어게인

이든과 다시 함께하게 됐지만, 베일리가 원했던 건 이든이 자기를 알아봐주는 것이었다. '베일리'와 하던 공놀이와 재주넘기를 그대로 하는 모습으로 이든이 베일리를 알아볼 때는 비장한 '베일리'의 연기가 돋보이기도 했다.(ㅋㅋㅋ) 너무 따뜻한 영화였고 기분 좋고, 힐링 그 자체의 영화였다. 

 

 

사실 어릴 때 10년 가까이 키웠던 강아지가 집을 나갔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항상 함께였던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고, 엄마아빠가 차를 타고 나가는 걸 보고는 대로변까지 쫓아서 따라오기에 위험해서 집으로 가라고 쫓았는데 그 길로 집에 들어오지 않아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집을 나간 게 아닐까 하는 추측만 했을 뿐이다. 그 뒤로 강아지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트라우마로 남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베일리가 다시 '이든'에게 돌아왔을 때, 이든도 다른 강아지를 키우지 않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유기견 보호소에 맡겼다가 어딘지 모르게 기억에 남아 다시 데리러 갔던 게 아닐까? 

 

반려견이 있던 없던 보기에 좋은 영화이고, 혹시라도 반려동물과 함께 하려고 생각중인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그저 예뻐서, 귀여워서 함께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족을 맞는 일이기에 거의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만큼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반려견에 대한 생각을 했다가도, 빈집에 혼자 있을 강아지를 생각해보면 못할 짓이다 싶어서 아예 생각지 않고 있는 나는 영화를 보고 더더욱 키우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히기도 했다... 외국 영화에서 보면 반려견 산책 파트타임도 있는 것 같고, 독일에서는 '옆집 강아지가 며칠 째 산책을 안 나온다'는 내용으로 신고를 하기도 한다는데, 우리나라도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법이나 제재가 강해졌으면 좋겠다. 

 

영화를 집에서 봤는데 극장에서 봤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아쉬웠다. 헨리가 출연한 후속작 <안녕, 베일리> 도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베일리 어게인>이 더 재밌었던 것 같지만 후속작으로도 괜찮았던 것 같다. 편안하게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로 <베일리 어게인> 적극 추천합니다 ♥